"열기는 올림픽 못지 않았다" 2026년 장애인e스포츠대회 성료, '도약'의 필요성 재확인(2026.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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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6.08.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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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열심히 노력해서 비장애인 대회에도 출전하고 싶어요."('FC 온라인' 종목 참가자 박주현)
경주실내체육관에선 보이지 않는 허들을 넘기 위한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이 일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경부 경주에선 2026년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총 438명(선수 323명, 인원 및 관계자 115명)이 7개 종목에 참가해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우정을 나누고 실력을 겨뤘다. PC부문 '리그 오브 레전드', 'FC 온라인', '폴가리즈', 콜솔 부문 '닌텐도 스위치 테니스', '닌텐도 스위치 볼링', XR부문 '흴체어레이싱'과 ;실내조정' 경기로 진행됐다.
대회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 대한장애인이스포츠연맹과 대한장애니조정연맹이 주관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주시가 후원했다. E스포츠에 누구보다 진심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21일 개회식 현장을 찾아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가 올해 네 번째 대회를 맞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선수와 가족, 관계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지며, 대한민국 장애인 e스포츠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며 "장애인 e스포츠는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역량과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스포츠다. 디지털 기술과 스포츠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참여 기회를 만들고, 장애인체육의 가능성과 영역을 넓혀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과 도전이 어우러져 많은 분께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멋진 경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현장의 관계자들은 사흘간 열전을 끝마친 후 '역대급 열기를 뿜어낸 대회'라고 입을 모았다. 직접 참가한 경기가 끝나고 자리를 뜨지 않고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집중해서 지켜보는 선수들이 많은 건 기존 대회와 달라진 풍경이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 e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계진 대한장애인이스포츠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장애인 선수들의 열정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 대회 마지막 날, 호흡기를 달고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있었다. 가슴 아픈 현실이지만, 그 호흡기를 달고도 경기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의식과 희망, 열정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손을 잡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과 꿈이 저절로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선수는 지체 'FC 온라인' 종목에서 우승한 박주현이다.
전국장애인e스포츠 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실내조정과 같이 실제 신체를 활용해 플레이 하는 종목이 있다. 실내조정과 휠체어레이싱 종목의 경우, 선수들은 각각 로잉머신과 휠체어를 타고 옆에 앉은 선수들과 기록을 겨룬다. 센서가 달린 장비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선수들은 실시간 모니터로 자신의 위치, 다른 선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쫄깃한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실내조정 남자 1000m 타임레이스 지체(PR1/PR2) 결승에서 3분53초3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임상훈은 "실내조정은 다른 선수와 경쟁하면서도 자신의 기록과 한계를 넘어서는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대회에선 2위를 했는데, 올해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온 것 같아 성취감이 크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장애인e스포츠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였다. 대회 마지막 날 결승전은 큰 환호 속에 치러졌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유튜브 라이브 영상에도 가장 뜨거운 반응이 올라온 순간이었다. 혼성 '리그 오브 레전드' 지적(발달) OPEN에서 2위를 차지한 이현중은 "원래 게임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단순히 손이 빠르다고 잘하는 게임이 아니라, 상대방의 움직임과 심리를 읽고 계속 생각하면서 경기해야 하는 두뇌게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비록 2위를 했지만 여러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출전한다면 꼭 우승하고 싶다"라고 웃었다.
쿠팡 장애인 e스포츠팀 소속 선수들은 직접 맞춘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 본사에서 직접 운영, 관리, 감독하는 장애인 e스포츠팀은 총 75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 대회에는 그 절반가량이 참가했다. 박대운 대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부 부장은 "쿠팡 선수들이 팀복을 입고 경기에 나서면 더욱 전문적인 대회같은 느낌을 풍긴다"라고 했다. 혼성 '리그 오브 레전드' 지체 OPEN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한 김민준 김규민이 모두 쿠팡 소속이다. 전국장애인e스포츠 대회는 따로 시도별 대회로 운영되지 않지만, 일부 선수는 자신이 태어나거나 현재 활동하는 도시명을 유니폼에 새겨 도시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대회에 임했다.
쿠팡 장애인 e스포츠팀의 아낌없는 투자와 장애인 선수들의 e스포츠에 대한 높은 열정, 이번 전국장애인e스포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야망은 끝이 없다. 장애인e스포츠는 일반 e스포츠와 달리 주요 국제대회에 '초대'받지 못한다. 다음달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비롯해 아시안 패러게임, 패럴림픽 등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 박 부장은 "우리에게 맞는 종목을 찾아 그 종목 위주로 종목화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대한민국 장애인이스포츠가 도약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올 연말에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상훈은 "장애인 e스포츠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선수들이 꾸준히 훈련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좋겠다. 더 나아가 장애인아시안게임과 패럴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발전해 세계의 선수들과 당당하게 겨뤄보고 싶다"라고 바람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