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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맞서는 발달장애인 예술단(20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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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5.03.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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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발달장애인예술단 '얼쑤' 이창숙 대표(사진)는 편견을 깨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얼쑤는 최근 장애인 보호작업장 '아올다'를 열었다. 아올다의 생산품은 얼쑤의 '예술 공연'이다. 충남에서 공연을 파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이곳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장애인이 간단한 재화만 만든다는 편견과 맞서고 있다. 그의 분투는 발달장애인이 직업 예술인으로서 인정받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얼쑤는 2014년 창단한 전문예술단이다. 마당극과 사물놀이 등 전통예술이 전공이다. 예술단은 발달장애 청소년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전통놀이를 배우며 행복해하는 자녀들이 예술을 계속할 수 있길 바란 이 대표 등 부모들의 뜻이 모여 탄생했다. 이 대표는 운영하던 심리상담센터를 포기하며 예술단의 성장에 헌신했다. 자녀들이 직업 예술인으로 자라 꿈을 펼칠 바탕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얼쑤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2017년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단원의 부모들과 독지가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2021년 사회적기업, 2023년에는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돼 더욱 단단해졌다.

아올다 개소 전, 얼쑤는 민원 탓에 연습실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 천안의 유서깊은 마당극 전문 예술단 '놀이패 신바람'이 연습실을 내주어 연습을 이어갔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얼쑤의 실력은 유명했다.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무용부문 금상, 장애인과 함께하는 문화예술마당 공모전 국악부 대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구종규, 김민국 등 전국에서도 이름난 재주꾼들도 배출했다.

얼쑤는 자신들의 공간을 직접 마련키로 했다. 조합원들이 비용을 갹출했다. 동아리부터 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김선 단장도 거액을 기부하며 뜻을 함께했다. 얼쑤의 사정을 알게 된 지역사회도 손을 보탰다. 후원금이 모였고 천안시와 복지부, 충남도가 건축비 일부를 도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 천안 성거읍 한 켠에 아올다가 문을 열었다. 연면적 499㎡ 2층 규모 건물은 연습장과 공연장, 재활교육장을 갖췄다.

단원들이 마음껏 연습할 수 있게 됐지만 얼쑤는 갈 길이 한참이다. 이 대표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새로운 도전과 마주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이라고 하면 생산품을 물어본다. 우선구매 대상이지만 공연은 생산품이 아니라며 거절 당한 적도 있다"며 "공공기관이 아올다와 연계고용을 이용하면 장애인 의무고용과 인식개선교육 모두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문화예술은 꼭 필요하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대전일보(https://www.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