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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무더위쉼터‥장애인에겐 무용지물(2025.7.22.)

  • 작성자
  • 작성일 25.07.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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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이례적인 폭염은 특히 취약계층에 더 가혹합니다.

국가는 무더위 쉼터 같은 여러 폭염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장애인들은, 무더위 쉼터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이 현장은 유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전 교통사고로 지체 장애인이 된 황미자 씨.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할 수 있는 거라곤 문을 열어놓고 선풍기 켜는 게 전부입니다.

집에서 200m 거리에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문제는 혼자선 이동이 불가능하단 점입니다.

[황미자/부산 사상구 모라동]
"경추를 다치니까 체온 조절이 안 되니까..여름에 에어컨을 안 키면 솔직히 견디기 되게 힘들죠."

15년 전 뇌출혈로 한쪽 몸이 마비된 허남호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후두암까지 발견돼 수술로 목소리까지 잃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까, 무더위 쉼터를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허남전/허남호 씨 누나]
"무장애길이 아니니까 가기도 힘들고… 쉼터에 가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져 있으니까…"
취약계층을 위한 무더위 쉼터는 부산에 천600여 곳이 넘지만, 장애인시설이 쉼터로 지정된 곳은 단 2곳뿐.

여타 시설은 계단 탓에 들어가는 것조차 어렵고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무더위쉼터 정보 역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무더위 쉼터를 늘린다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이런 경로당 같은 쉼터는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부산시가 '응급 알림 장비 구축' 등을 장애인 폭염대책이라고 내놨지만 현실에선 도움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송성민/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대표]
"부산시에서 장애인에 대해서 폭염에 대한 어떤 정책을 내놓은 게 없어요. 일상적으로 다 해오던 거예요."

부산에 등록된 장애인 17만 4천 명 중, 고령자는 69%, 중증 장애인은 37%에 이릅니다.

정부는 폭염 위기가구를 집중 발굴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위기 가구 발굴 작업은 
이달 중순에야 시작될 예정이어서 때늦은 대책 마련이 될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