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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장애는 생활…운동 필요한 사람일 뿐”(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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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5.01.0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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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만 선수, 130Kg 장애인서 휠체어 레이싱 한국 신기록 보유자로
좋은운동장 이민구 대표, 국내 장애인재활체육 연구·보급 앞장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장애인에게 장애는 재활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그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이 필요한 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일 뿐입니다”

사회적기업 좋은운동장의 이민구 대표(고대의대 생리학교실)는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 직원인 김철만 선수의 성과를 공유하며, 장애인의 삶에서 재활체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장애인들의 건강을 재활치료로 관리하고, 운동을 통한 관리의 중요성이 간과 되고 있었다. 의무교육 과정에서도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체육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성인이 돼서도 운동을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민구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고,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더하다”라며 “하지만 운동 방법을 모르고, 심지어 왜 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운동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생활체육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9월~2023년 8월 전국 만 10세 이상-69세 이하 등록 장애인 1만명 중 주 2회(1회당 30분 이상) 이상 운동을 하는 경우는 33.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고대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로서 장애인스포츠생리·재활체육 등 장애인 건강관련 체육교육프로그램을 연구하던 이 대표는 이를 장애인에게 적용·시행할 수 있는 기관·회사가 없다는 사실에 ‘좋은운동장’이라는 장애인 재활체육 기업을 지난 2019년 설립하게 됐다.

사회적기업 좋은운동장은 ‘재활체육과 장애인스포츠로 장애인의 건강과 사회적 독립을 지원한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장애인의 독립적인 삶을 이루기 위해, 장애 유형에 맞는 재활체육을 만들고, 이에 맞는 운동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장애인 트레이너를 육성·채용에 힘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운동하고자 하는 장애인 즉, 소비자가 많지 않아 장애인 재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장애인스포츠스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2023년 중증 뇌병변장애인 10명으로 구성된 장애인 육상선수단 ‘팀 혼’을 창단했다.

특히 주장 김철만 선수(33세, 남)는 지난해 10월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으며, 특히 400m T34(선수부)경기에서는 1:33.59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위해 김철만 선수를 비롯한 이민구 대표 및 좋은운동장 코치진들은 5년이라는 시간을 쏟았다. 지난 2020년 김 선수는 자립생활센터에서 자립을 준비하던 당시 몸무게 120kg~130kg을 오가며, 건강을 위협받고 있었고, 이 대표를 만나게 됐다.

회사는 센터로 김철만 선수를 직접 찾아가 좁은 공간에서도 밴드 등을 사용해 장애 유형별 맞춤 훈련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직접 개발한 ‘조인트’라는 장롱 모양의 운동기구를 활용해 체중감량을 도왔고, 70kg대까지 감량에 성공하자, 전동휠체어에서 수동휠체어를 사용해 상체 근육을 키우도록 했다.

지난 2021년에는 자립이 필요한 그를 직원으로 영입하고, 2023년부터는 휠체어 레이싱팀 ‘팀 혼’의 주장이자 선수로서 계약, 체계적·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한국 신기록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김철만 선수는 “전국체전에 앞서 두 개 대회에서 실수한 점을 보완해 전국체전에 출전했다”며 “레이싱 휠체어·웨이트 각각 2시간씩 하루 총 4시간 훈련을 하는 등 훈련량이 많았다. 또 회사 전용 훈련장에서 30m를 갈 때 손으로 몇 번 휠을 돌렸는지, 몇 초 만에 도달했는지 정량화된 훈련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선수는 “운동하는 방법도 몰랐지만, 수동휠체어로 상체를 움직이기만 해도 운동이 많이 된다는 것을 이민구 교수를 만나 처음 알게 되고, 메달도 딸 수 있게 됐다”며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도 많은 만큼, 장애인들이 운동을 하면서 건강한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이민구 대표는 김철만 선수와 같은 사례가 많이 나와, 장애와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5년이라는 시간 및 투자를 통해 운동을 해본 적 없는 청년 장애인이 식단·운동으로 건강을 되찾고, 선수로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앞으로 체육지도자로 살아가는 모습은 일개 회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라며 “모두 다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야에 철만 선수 같은 사례가 매일매일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정부·전문가들은 장애인의 장애를 인정하고 재활이 아닌 생활로, 환자가 아닌 건강한 시민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같은 장애인도 10년 동안 열심히 치료실을 다니면 국가대표 환자가 되고, 같은 기간 운동장을 다니면 국가대표 선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이민구 대표는 장애인 재활제도의 변화도 촉구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 신체활동에 대한 정부예산이 건강보험 및 교육청을 통해 대부분 지출되고 있지만, 이 재원을 재활체육·장애인스포츠·학교체육으로 돌린다면, 추가적인 부담 없이 장애인의 올바른 신체활동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의료비 지출도 감소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 운동 연 100만 시간 시행하는 회사 될 것

아울러 이민구 대표는 현재 회사가 지난해 약 2만 시간 수행한 장애인의 연간 운동시간을 10년 내 100만 시간으로 늘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좋은운동장의 KPI 핵심 지표는 몇 명의 장애인을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운동시켰느냐로,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한민국 장애인의 건강이 개선된다고 기대할 수 있다”며 “장애 유형별 맞춤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동시간을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고대의대 교수로서 남은 10년 이내에 장애인 운동을 연간 100만 시간으로 실현하는 업적을 이루고, 국내 장애인 건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