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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이야기] 장애인 화장실, 제주 관광의 또 다른 얼굴(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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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5.10.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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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제주특별자치도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제주는 매년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국내 대표 관광지이다. 청정한 자연과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경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여행의 완성은 결국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비롯된다. 그중에서도 공중화장실은 관광객이 가장 빈번히 이용하는 필수 생활 공간이다. 

편리한 화장실 없이는 여행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관광지로서의 신뢰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공중화장실 중 장애인 화장실 현황 조사 결과는 제주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조사된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공중화장실 접근성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내 공중화장실 690곳 중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43곳이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가운데 실제 사용 가능한 곳이 262곳으로 전체의 38%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81곳(12%)은 단차와 경사 문제로 접근 자체가 어렵고, 그중 16곳은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화장실이 실재하지 않았다.


내부 공간 문제도 여전히 크다. 접근이 가능한 화장실이라 하더라도 유효공간이 협소해 휠체어 사용자가 변기로 이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확률이 

45%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설치율이라는 외형적 수치만으로는 실질적인 이용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도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 점자 유도 블록 설치율은 18.3%, 입구 알림 점형블록은 47.8%, 점자 표지판은 42.2%가 미설치 상태였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문은 있지만 들어갈 수 없는 구조적 방치이자 장애인의 기본 권리를 외면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간적 제약에 더해, 운영시간 제한과 같은 관리상의 문제 또한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일례로 제주의 공영주차장 부속 공중화장실이 안내된 

개방시간 이후에는 문이 닫히거나 입구가 폐쇄되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서귀포 천지 공영주차장 화장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고 안내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토·일요일 등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시간대에 잠겨 있어 접근할 수 없었고, 홍로 공영주차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또 제주시 상두거리 공영주차장 화장실은 오후 6시 이후 및 공휴일에 무료 개방이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가 벽돌로 막혀 있거나 잠겨 있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접근불가의 반복은, 안내문상의 ‘개방시간’에만 의존한 설치율 중심 정책이 장애인·이동 약자들에게 실질적 이용 가능성을 

보장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출처 : 헤드라인제주(http://www.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