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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운동을 ‘질기게’ 엮어낸 정태수 열사 평전 출간(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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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6.03.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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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 조직하라! 정태수 평전』 강곤, 김종환 지음
시대적 흐름 속에 지인 인터뷰 엮어, 정태수 열사의 삶 조명


정태수 열사의 삶을 담은 『살아남은 자, 조직하라! 정태수 평전』이 출간됐다. 이 평전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기획으로, 강곤, 김종환 두 명의 저자가 공동 집필했다.

강곤은 그간 사회적 소수자와 국가 폭력, 재난 참사 피해자의 목소리를 기록해 온 작가이고, 김종환은 1990년부터 장애인 운동을 해온, 정태수의 ‘친한 벗’이기도 하다.

평전은 20대 초반 장애인 운동을 시작해 서른여섯의 나이에 사망한 정태수 열사의 삶을 시대적 흐름 속에 가족, 지인의 인터뷰를 엮어 소개하고 있다.


『살아남은 자, 조직하라! 정태수 평전』표지. 사진 끌레마
정태수 열사는 1967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생후 10개월 무렵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 수술을 하고 재활치료를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정태수의 가족은 경기 하남의 선린촌을 거쳐 서울 천호동, 명일동으로 이주해 지냈다. 정태수는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늦깎이로 졸업하고, 이어 중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친다.

정태수의 고교 시절은 민주화운동이 들끓던 시기였다. 당시 정태수의 집은 제주에서 서울로 유학 온 대학생들이 머무는 하숙집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이 대학생 중에는 대자보를 몰래 숨겨오거나 최루탄 냄새를 풍기는 ‘운동권’ 학생도 있었다. 평전 저자들은 정태수가 당시 이들의 영향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이리라 추측한다.

이후 정태수는 대학 진학 대신 직업훈련을 선택하고,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가 직업재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곳에서 전산과 동료로 박경석을 만나고, 이후 복지관 직업훈련원 졸업생이던 박흥수를 만나면서 장애인 운동의 ‘질기고 단단한’ ‘직물’이 짜여나가기 시작한다.

장애인운동청년연합회 조직부장,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조직국장, 최정환 열사 장례투쟁 집행위원, 장애인자립추진위원회 조직부장 등. 정태수는 1980년대 말부터 약 15년 동안 장애인 운동에 헌신해 왔다. 그는 어디서나 함께할 사람을 엮고, 조직하는 일에 진심이었다.

서른 살에 딸을 얻은 그는 몇 년간 생계를 위해 운동 현장을 떠났다가 서울장애인연맹으로 복귀해 다시 활동을 이어갔다. 서른여섯 정태수는, 공들여 준비해 온 제1회 장애인청년학교를 큰 호응 속에 진행하고, 2002년 3월 3일 수료식 도중 과로에 의한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평전 추천사를 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태수는 언제나 사람 만나기를 좋아했던 조직 운동가였다”며 “그의 투쟁은 장애인운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가 되었다. ‘가슴이 빠개지도록 사무치는’ 그의 노래를 들어 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고병권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은 “이 책은 한국 장애인운동의 현재적 기원을 담고 있다”며 “한국 장애인운동은 왜 이렇게 질기고 단단한가. 직물을 짠 이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엮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